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이다지도 욕될까.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슬픈 사람의 뒷모양이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참회록, 윤동주, 1942 '참회록'은 윤동주의 유고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되어 있는 시이다. 시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시에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 준..